2009년 7월 2일 목요일

[샘/카스티엘] 구원 (6/7)



 제목: Redemption
 작가: blackdoggy1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Sam/Castiel
 등급: R
시트를 여전히 몸에 휘감은 채 침대에 누운 샘은 카스티엘이 달빛을 받으며 옷을 입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천사가 너무나 작고 인간다워 보였기에 샘은 자신이 카스티엘을 침대로 끌어들이는 바람에 정말 그가 저주를 받은 것이나 아닌지 더럭 두려움에 빠졌다.

"캐스 당신-"

"나는 괜찮다." 카스티엘이 그에게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샘은 천사가 계속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있음을 눈치채었다. "네가 혹시 걱정한다면 말인데, 나는 타락하지 않았다."

"내가 걱정한 일은 그게 아니에요." 샘이 일어나 앉으며 대답하였다. "아니 뭐, 그래요,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 하지만-  내 눈엔 꼭-  정말로 괜찮아요?"

마침내 카스티엘은 걱정이 담긴 그의 눈을 마주보고 단호하게 말하였다. "그래. 그저 내일 있을 전투가-  어려울 것이라서 그럴 뿐이다. 나는 대비해야 해."

"하지만 당신은 나 혼자 전투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 줄로 아는데요."

"맞아."

"이해가 안 돼요." 샘은 혼란에 빠져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고서 그는 손을 뻗어 카스티엘의 허리를 붙잡고 가까이 끌어당겼다. 카스티엘은 샘의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맑은 강아지 눈망울을 내려다보며 미소하였다. "지금은 설명할 수 없다. 반드시 네가 해내야 할 일이라는 것만 알면 돼. 그 때가 오면 알게 될 거다."

샘은 수긍하여 고개를 끄덕이고는 머리를 카스티엘의 배에 기대었다. 천사는 손을 아래로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잠시 동안 그들은 서로에게서 흘러나오는 포근함에 감싸인 채 종말이 오기 전 마지막 안전한 순간에 매달려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카스티엘은 샘을 밀어내고는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게 줄 선물을 가져왔다."

늘 입던 트렌치코트를 걸어 놓은 의자로 걸어간 카스티엘은 포장에 돌돌 싸여 있던 물건을 끄집어내었다. 잘 닦인 금속이 달빛을 받아 번쩍였다. 샘이 일찍이 보았던 것 가운데 가장 정교하게 세공된 검이었다. 천사는 샘에게로 다시 돌아와서 마치 하느님께 바치는 것인 양 예를 갖추어 그 검을 건네주었다. 샘은 손을 뻗어 무기를 슬쩍 건드려 보았지만 곧 손을 거두고는 묻는 듯한 눈으로 그의 천사를 올려다보았다.

카스티엘은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하였다. "가져. 네 것이다."

샘은 잠시 의심을 품은 눈으로 보았지만 이윽고 그것을 아주 조심스레 카스티엘의 손에서 빼내었다. 검을 면밀하게 살피다가 그는 경외감에 차 소곤거렸다. "나는 이제껏 수많은 검을 보아왔지만 이런 것은 처음 봐요."

"하늘에서 만든 물건이기 때문이지."

샘은 충격을 받아 입을 딱 벌리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정말이에요?"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카스티엘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그래. 그리고 그 검을 쓰면 무엇이든 죽일 수 있다. 무엇이든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아- 아뇨 잘." 여전히 선물에 경외감을 느끼며 샘이 더듬거렸다.

"알게 될 거다." 카스티엘이 속삭였다. 샘은 천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무엇도 오싹 떨렸다. 그는 검을 한쪽에 공손히 놓아두고 다시 한 번 카스티엘을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카스티엘은 살짝 찡그린 눈으로 그의 인간 연인을 찬찬히 보다가 아래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가볍게 만졌다. 그러면서 그는 부드럽게 말하였다. "네가 기억해 줬으면 하는 게 있어 샘. 나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말이다. 너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 오늘 밤 우리 사이 있었던 일에도, 이후 일어날 어떤 일에도."

"뭐라고요? 무슨 뜻이에요?!" 샘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물었다. 공황이 그의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잘못되었어, 끔찍하게, 끔찍하게 잘못되었어. 그는 그 사실을 뼛속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반면에 카스티엘은, 언제나처럼 부동심으로 완벽한 평정을 지키고 있었다. "내가 이것을 선택했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말을 기억하겠다고 약속해." 그가 요구하였다.

"맹세해요." 샘이 대답하였다. 그는 이 모든 말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카스티엘은 부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잠자리를 함께 한 이후로, 일찍이 그가 알았던 세상 무엇과도 다른 접촉이었고, 카스티엘이 그 접촉을 통해 샘을 치유한 이후로는, 그는 천사가 무슨 말을 하든 거절할 수가 없었다.

"고맙다." 카스티엘이 웃음을 지었다. 그는 몸을 굽혀 샘에게 천천히, 깊이, 열렬히 입을 맞추었다. 사냥꾼은 그로 인해 숨이 멎도록 놀랐다. 카스티엘은 입맞춤으로 마음 속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샘이야말로 천사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입맞춤에 담아 알려 주었다. 그것은 세상 어떤 작별의 키스도 빛이 바래게 할 만한 작별의 키스처럼 느껴졌다. 샘은 이건 정말로 작별의 키스임을 심중에서 깨달았다.

다시금 공황에 사로잡혀 그는 천사의 손목을 붙들었다. "캐스!"

그러나 카스티엘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어두운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나는 여전히 너를 믿는다."

그 말을 하고 나서 그는 가버렸다. 샘의 심장은 가슴 속에서 밖으로 터져 나올 기세로 거칠게 쿵쾅거렸다. 빌어먹을,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와 카스티엘이 막 그를 떠났다는- 정말로 떠났다는 실감 탓에 그의 머리는 어질어질하였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뭐가 끔찍하게 잘못되었다는 듯이 통증이 뱃속을 울리며 갉아들었다- 세상이 십중팔구 내일 종말을 맞을 거라는 사실 말고도 다른 뭐가.

인간은 갑자기 그의 천사 때문에 겁에 질렸다. 오 하느님 맙소사, 내가 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난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지? 형이 옳았어, 형이 옳았어, 형이-

"새미?" 딘이 문전에서 동생 곁으로 서둘러 다가오면서 날카롭게 외쳤다. 샘이 괴로워하는 모양을 보고 소스라쳐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 "샘, 괜찮냐? 왜 그래?"

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잠시 동안 형을 보며 눈만 깜박였다. 형의 눈을 들여다보던 그는 둘 사이에 파였던 골이 단숨에 메워지는 것을 보았다. 누가 뭐래도 딘은 여전히 여기에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가족이었고, 여전히 서로 사랑했고, 바로 지금 그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형이 필요했다. 그는 딘의 품에 맥없이 쓰러지며 울음을 터뜨렸다.

"새미?" 혼란스러워하고 걱정스러워하며 딘이 물었다.

하지만 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딘의 가슴에 대고 고개만 저었다. 윈체스터 형제의 맏이는 샘이 어릴 적 악몽을 꾸었을 때 그가 해주었던 것처럼 동생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위로의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 무력감과 절망감의 물결이 가시자 샘은 품에서 빠져나와 손등으로 코를 훔쳤다.

딘이 그를 다정하게 재촉하였다. "무슨 일인지 말해 줘 새미."

그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게 내가 뭐랬냐"같은 말을 들을 일 따위 피할 수도 있었다, 내일 우리 모두가 지옥에 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딘에게 몇 시간이나마 더 오래 말하지 않고 간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형제에게 마지막 밤이었고 모든 것을 자백할 시간이었다. 샘은 길게 심호흡을 하고 모두 털어놓았다.

.................

안 돼. 안 돼. 안 돼! 샘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딘이 똑같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크게 메아리쳤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는 그럴 수- 안 돼. 그는 루시퍼의 그릇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안 돼! 하지만 악마들은 확실히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바로 이게 그 개자식들이 우선 함정부터 깔아 놓은 까닭이었다. 릴리스가 의식을 시작하자 샘은 이제 온 사방에 있는 마법진에 묶여 옴짝달싹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설사 마법진이 그를 옭아매지 못한다 해도, 그년은 그녀가 원하는 자리에 그가 서 있도록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하수인들, 우두머리는 루비 갈보년이었다, 그들이 딘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달 동안 쌓인 분노가 샘을 덮쳐 오려 하였다. 그는 자신이 걷잡을 수 없이 화가 치밀면 그의 힘이 바닥의 봉인을 부수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보험 삼아 딘을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새미 그놈들을 죽여! 제발 지금 네 망할 힘을 써!" 윈체스터 형제의 맏이는 필사적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그는 종말을 막기 위해서 기쁘게 죽을 작정이었다. 샘은 처음부터 딘이 그럴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안 돼, 샘은 격렬하게 동요하면서 생각하였다. 형은 오늘 밤 여기서 죽지 않을 것이다. 대신 루비가, 그녀가 주인으로 섬기는 눈깔 하얀 년과 똑같이 칼에 꿰일 것이다. 지금은, 샘은 기다릴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카스티엘이 그가 이에 맞서 싸울 수 있으리라고, 그가 막아낼 기회를 잡으리라고, 때가 오면 바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되리라고 그에게 말해 주었으니까. 그래서 샘 윈체스터는 딘을 제외한 방 안의 모든 것을 죽이려는 분노와 본능을 속으로 삼키고 아마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스스로를 다스렸다. 그러고서 소년 왕, 적그리스도가 될, 악마의 구세주는 머리를 숙이고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 주님 부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도록 도와주시고 제게 해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멘.

"아유우우, 귀엽기도 하지." 망토 입은 하인 중 한 명이 주문을 계속 이어가는 동안 릴리스가 빈정거렸다. "너 정말로 신이 너를 구해 줄 거라고 생각하니? 샘, 샘, 샘... 너는 그 커다란 남자의 옆구리에 박힌 귀찮은 가시에 불과해. 그는 너를 데리러 오지 않아. 하지만 그분은..." 그녀가 바닥에 생긴 불구덩이를 가리키면서 말을 맺었다.

샘은 입술을 깨물고 거기 있는 깜부기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연기가 아니었다- 심지어 샘이 기대했던 악마의 검은 연기도 아니었다. 지옥불의 색깔이었다. 거대한 연기 기둥에서 붉은빛 주황빛이 맥동하고 그 속에서 노란빛도 함께 번뜩였다. 유황 냄새가 났다. 연기가 절대적인, 속박에서 풀려난 증오의 감정을 너무도 강하게 발산한 나머지 공기 중에서 맛볼 수 있을 정도였다. 딘은 한 번 더 샘에게 탈출하라고, 자기는 내버려 두라고, 도망치라고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윈체스터 형제의 막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때를 기다리면서... 카스티엘이 약속한 것, 기회를 기다리면서. 그는 턱을 내밀고 릴리스가 있는 쪽으로 침을 뱉었다. "엿이나 먹어라 개년아."

"아직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다니 귀여워라. 왜 그냥 굴복하지 않니 샘? 벌써 말했잖아-  신은 너를 구하러 달려오지 않아-  천사들도 마찬가지고."

"그 말은 조금도 사실이 아니다." 익숙하고 기묘할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가 문간에서 울려퍼졌다.

릴리스는 몸을 빙글 돌려 그녀를 싸늘한 파란 눈으로 노려보는 볼품없고 작은 천사를 마주보았다. "너무 늦었단다, 귀엽고 조그만 캐시. 네 남자친구는 둘 다 구석에 처박혔어. 루시퍼가 부활하고 있어.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너도 알다시피 의식이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거든."

카스티엘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더니 릴리스를 염력으로 세게 쳤다. 그녀는 가까운 벽으로 날아가 부딪혔다. 그녀가 멍해진 채 몸을 일으켜서 다시 그를 마주보자 그가 간결하게 말하였다. "난 멈추러 온 것이 아니야."

샘은 혼란에 빠졌고 그녀도 샘과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뭐지? 곧 카스티엘이 그에게로 달려드는 것을 본 그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안 돼, 그는 천사가 샘에게로 천사 능력을 싣고 온몸을 던져 그를 함정 밖으로 내동댕이치는 동안 그 두 마디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안 돼!" 샘이 착지한 곳에서 몸을 돌리더니 이제 제단 위 그의 자리에 선 그의 천사를 연기가 감싸는 것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샘은 도움을 청하러 딘을 보았지만 그도 경악한 나머지 눈을 휘둥그렇게 뜬 상태였다. 한편 루비 역시 일이 이렇게 돌변한 것에 똑같이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목젖에 들이댄 칼을 떨어뜨리지 않았고 다른 악마들도 그를 붙잡은 손아귀의 힘을 빼지 않았다. 그의 작은 천사가 저곳에 홀로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막 희생하려는 것을 보면서 샘은 무얼 말하려고, 뭐라도 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는 온몸이 마비된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카스티엘의 뒷쪽에서 샘은 릴리스의 욕지기 치미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와, 너는 별로 똑똑한 천사는 아닌가 보네 그렇지? 너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어, 캐시. 아무것도. 물론, 너는 저쪽에 있는 샘처럼 이상적인 그릇은 아냐. 솔직히 단련하느라 몇 년은 시간낭비를 해야겠지만, 너도 될 거야 조그만 천사 씨. 오, 너도 될 거야."

카스티엘은 그녀가 머리 근처를 윙윙 날아다니는 각다귀라도 된 것처럼 무시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 눈길로 샘을 곧게 바라보면서 주문 소리에 묻히지 않고 들리도록 목소리를 아주 조금 높였다. 사랑스럽고 확신에 찬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하였다. "때가 왔다. 해야 할 일을 해."

그 순간, 샘의 가슴은 무수한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이제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하는지 그가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두 이해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지금 현재 그는 세상을 구해야만 했다. 그는 나중에 쓰러져 울 수 있을 것이다. 샘은 가장 가까이 있던 악마를- 그의 검을 빼앗았던 놈을 불사르기 위해 마지막으로 힘을 한 번 썼다. 무기를 움켜잡은 채 그는 공격할 좋은 순간을 기다렸다. 심장은 터져나갈 듯 두근거렸다.

곁눈으로 그는 릴리스가 그에게로 돌진하려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빛이 방에서 폭발하자 방 안 모든 사람들과 함께 그녀도 뒤로 튕겨나갔다. 샘은 그것이 캐스가 죽었다는 의미임을 알았다. 그건 천사가 죽었을 때 일어나는 일이야, 딘이 그에게 한 번 말한 적이 있었다. 다시 두 발로 섰을 때 그는 이제 텅 빈 육신을 연기가 채우는 것을 보았다. 그 몸이 일어났다. 한때 생명으로, 천사답고 또 인간다운 생명으로 그렇게나 가득 차 있었던 작은 그릇엔 이제 죽음과 멸망이 담겨 있었다. 샘이 한때 들여다 볼 때마다 빠져들곤 했던 사랑스런 파란 눈에 노랑, 검정, 빨강 빛이 번쩍였다... 한때 내비치던 다정함 대신 메스꺼운 증오가 그 눈 속에서 들끓었다.

샘은 빈 허물만 남을 때까지 뱃속 모든 것을 토해내어 그저 이 순간 느끼는 공포에서 무감각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카스티엘이 그를 믿었기에, 그러는 대신 그는 머리를 숙이고, 검을 들어올리고, 돌격했다.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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