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8일 목요일

[샘/카스티엘] 구원 (1/7)



 제목: Redemption
 작가: blackdoggy1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Sam/Castiel
 등급: R

선행 작품: 약속





"형, 그는 어떤 이였어?" 샘은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딘은 잡지를 파라락 넘기면서 다른 데에 정신이 팔린 채 물었다. "엉? 누구?"

"천사," 샘이 조용히 말했다. 형의 천사. 그는 희미한 질투심을 섞어 생각했다. 곧 그는 자기가 호래자식이 되었다는 자책감을 느꼈다. 어떻게 감히 내가 형이 천사를 갖고 있는 걸 질투할 수 있지? 어떻게 감히 나 때문에 그토록 희생하고 고통 받은 형이 뭘 갖고 있다고 해서 질투할 수 있지?

샘의 내면이 소란스러운지 전혀 모르는 채 딘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대답했다. "캐스? 몰라. 그는 그냥... 강렬한 존재 같아."

"선하기도 해?" 샘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는 진지하게 물었다.

딘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올려다보았다. "선하다니 무슨 뜻이야? 그야 빌어먹을 천사잖아 안 그래?"

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응, 그러니까 그가 천사긴 하지만 우리엘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나도 천사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어 버렸거든."

"글쎄, 그들은 군인이야, 샘. 여기서 세상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지. 내가 그들이 쓰는 수단에 찬성한다고는 말 못하지만 야, 적어도 그들은 정의로운 편에서 싸우고 있다고."

"알아, 알아." 샘이 발끈 화를 냈다. 그는 딘이 자기가 아직도 어린애라는 듯이 말할 때 짜증을 느꼈다. 거의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형은 카스티엘이 선한 것 같아? 선한... 뭐랄까... 사람."

딘은 그 질문을 골똘히 생각하느라 잠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그래 샘, 내 생각에는 그래. 그는 사실 늘 우리에게 관심을 두는 같아. 그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마음 쓰고 있어."

"그렇지만 애나는 말하길-"

딘은 그의 말을 잘랐다. "애나는 많은 말을 해 주었지. 내가 눈으로 봤던 것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아마 그녀야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을지 몰라도 그녀가 틀렸어, 적어도 캐스에 대해서는.”

샘은 고개를 끄덕이고 만족해서 다시 노트북으로 주의를 돌렸다. 그는 언제나 딘의 판단력을 믿었다. 형이 카스티엘에게 내린 판단도 믿었다. 샘에게 형의 말이 진리와 마찬가지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믿고 싶었기 때문에, 믿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카스티엘이 선하고 그들에게 마음을 쓴다면, 어쩌면 그가 샘을 도와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2년 동안, 샘은 노란 눈 자식이 그를 더럽혀 놓았다는 사실을 알고서 벗어나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의 피는 언젠가 그를 괴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있었다. 심지어 그가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한 사람, 그의 형과 대립하게 할지도 몰랐다.

그가 아자젤이 그에게 무엇을 했는지 알고부터, 단지 딘을 보호하기 위해서 샘은 자살하려고 진지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때 딘이 계약을 맺었고 샘은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딘이 한 희생을 무로 돌릴 수 없었다. 딘이 아직까지도 시달리고 있는 공포를 헛되게 할 수 없었다. 딘은 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니 샘은 그것을 내던질 권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둠에 가까이 가지 않을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가 빠져들고 있다고 확신하는 어둠의 길에. 혼자 힘으로 멈추어야 했다. 그야 물론 괴물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딘을 위해서 멈추어야 했다. 그는 형, 그의 영웅을 다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딘이 언젠가 그를 처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견딜 수 없었다. 형은 그런 일을 딛고 살아갈 수 없을 것이고 죽고 말리라, 샘도 자기 손으로 형를 살해한다면 틀림없이 마찬가지일 터이듯이.

그래서 몇 달 동안 샘은 그에게 걸린 저주를 없애고 노란 눈 자식의 피를 깨끗이 씻어낼 방법을 찾기 위해 자료란 자료는 모두 뒤졌다. 조사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고 더 이상 찾아가 볼 곳도 없어졌을 때, 그는 루비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는 그녀를 믿고 그가 지닌 힘을 사용하는 게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필사적이었다. 그는 그녀가 옳다고, 그의 힘을 사용해서 릴리스를 죽이면 이 일이 모조리 단번에 끝나리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면 아마 딘은 안전해질 것이다. 지옥에게서, 루시퍼에게서, 무엇보다 샘 자신에게서. 하지만 그의 내면 깊숙한 구석은, 이 모두가 모조리 거짓임을 알았다. 어쩌면 루비도 정말 진실한데 샘처럼 혼란에 빠져 길을 잘못 든 것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약속이란 그녀가 안아주는 품 속만큼이나 공허하다는 것을 알았다. 거기서 해피엔딩이 될 가망은 털끝만치도 찾을 수 없었다.

허나 카스티엘, 그는 주의 천사였다. 그는 샘에게 루비가 줄 수 없었던 것을 선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와 딘 둘 다에게 대답을, 어떤 희망을, 어쩌면 구원마저도. 카스티엘이 지옥으로 날아들어서 딘의 영혼을 끌어내어 몸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그렇게나 강대한 생명체가 하찮은 악마 피를 없애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닐까? 물론 그가 해 줄 마음이 있다면. 그가 선하다면.

딘은 그가 선하다고 믿었다. 그러니 샘도 믿을 작정이었다. 믿어야 했다. 카스티엘은 그에게 단 하나 남은 희망이었다. 천사가 해내지 못한다면 샘이 딘에게 총을 겨누게 되거나, 딘이 샘에게 어쩔 수 없이 총을 겨누게 될지도 몰랐다. 샘은 둘 중 어떤 일도 일어나게 놔 둘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이 함께 안전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작정이었다.

게다가, 덩치 작은 회계사 안에 깃들어 있는 그 이상한 천사에게는 그가 기꺼이 도와 줄 것이라고 샘이 기대하게 만드는 어떠한 것이 있었다. 그가 샘의 손을 잡고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 샘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랬다, 그가 한 말은 아팠을지 모르나 그는 샘을 우리엘과는 다른 눈으로 보았다. 그의 눈 속엔 비난하는 빛은 조금도 어려 있지 않았다. 대신에 그 푸르고 강철 같은 눈길에는 다른 것이 감돌고 있었다. 연민이었을까? 이해였을까? 아니면 그저 유감일 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샘은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그 눈길은 좌절하는 것처럼, 카스티엘은 뭐라고 말하거나 행동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딘이 거기에 서 있었기 때문이거나 그보다는 우리엘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사가 무엇을 억누르고 있었든 그것이 그가 찾는 대답일지도 모르기에 샘은 들어야만 했다. 그는 카스티엘을 소환해서 단둘이 이야기해야겠다고 당장 마음을 정했다. 그는 오늘밤 딘이 잠들고 난 후 그 일을 할 것이다. 딘이 알게 할 필요는 절대 없으니까.

샘은 천사가 소환에 응해 그 앞에 나타나길 기도했다. 자신이 ‘악마의 피가 흐르는 소년’임에도.



2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