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5일 목요일

[딘/캐스/딘] 태양의 아이들


 제목: Children Of The Sun
 작가: RhiannonNymph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Dean/Castiel, Castiel/Dean
 등급: PG-13


~*~*~*~

다가온다. 뼛속에서부터 그 사실이 느껴졌다. 그의 심장은 미리부터 빨리 뛰기 시작했다.

~*~*~*~

딘은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시 한 걸음을 떼어놓았다. 그리고 그가 비척걸음으로 마지막 일 미터를 나아가 그의 천사를 붙잡은 다음에서야 두뇌는 ‘그래, 이만큼이 적절하겠군.’ 이란 생각을 다 처리했다. 

딘의 한 손이 캐스가 입은 외투자락을 감아쥐고, 다른 손은 천사의 옆얼굴을 찾아간다. 손바닥으로 그 남자의 턱을 감싸고 목을 문지르자 까칠한 수염 자국이 느껴진다. 딘의 손가락은 카스티엘의 뒷머리로 파고들고, 움직여 검은 머리카락과 한데 얽힌다. 그는 우선 손가락을 구부리며, 까만 머리카락의 감촉을 만끽하고 나서, 그 남자를 잡아당긴다.

그들은 키가 퍽 비슷했기에 닿기 위해 몸을 숙이지도, 까치발을 들지도 않았다. 그냥 딘의 입술은 카스티엘의 입술과 한껏, 곧바로 겹쳐졌다.

~*~*~*~

카스티엘이 깃든 몸은 그의 관리 대상과는 다른 외양이었다. 그의 육신은 날씬한 편이었고, 힘은 감추어져 있었다. 딘은 단단한 몸집에 짐승 같은 힘을 지녔다. 둘은 카스티엘이 일찍이 소망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잘 어우러졌다.

~*~*~*~

딘은 이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실히 모르지만, 그의 허리께를 감싸는 두 손을 느끼자 아득하도록 행복하다. 그 손은 그를 앞으로 끌어당겨, 그를 천사에게로 데려온다. 온몸이 접촉하는 것은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다. 견디지 못할 정도다. 옷가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고, 딘은 당장 모조리 없애고 싶다. 그는 언제나 캐스가 겹겹이 껴입은 저 속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고, 머잖아 알아낼 셈이었다.

하지만 이건 둘 모두에게 처음이니, 딘은 천천히 할 생각이었다. 하여튼 할 수 있는 한은 천천히 하겠지만, 마음먹고 다짐을 둘 수는 없었다. 사실은, 그는 천사를 쓰러뜨리고 옷을 찢어발기지 않으려는 데만도 온 힘을 다하는 중이다.

카스티엘의 입술은 꿀맛 같다. 천사의 은총인지, 아니면 검은 머리 남자가 무얼 먹어서 그런지 딘은 확실히 모른다. 어느 쪽이든, 그는 그 맛이 좋고 더 많이 마시길 갈망한다. 딘은 손을 카스티엘의 얼굴에서, 어깨로 떨구지만 입술은 카스티엘의 입술에 굳게 파묻고 떼지 않는다. 딘은 이건 천사가 인간의 몸으로 하는 첫키스라고 생각하고, 캐스가 숨을 들이쉬려고 조금 물러날 때에서야, 그도 숨을 들이마시려 비로소 입술을 연다.

그들의 혀가 처음으로 맞닿는 바람에 천사가 놀란 신음을 가볍게 내자 딘은 카스티엘에게 입을 맞춘 채로 미소 지었다. 딘이 그의 입술이 맛이 좋다고 생각했던가? 카스티엘이, 그 남자가, 천사라서 그런지, 그는 몰랐지만- 이건 무엇보다도 절실한 느낌이었다, 그는 그 느낌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생각나지 않았다. 천사에게서는 천상의 기쁨 같은 맛이 났다. 딘은 몸에 넘쳐흐르는 온기로 무릎이 꺾일 지경이다. 그는 자신의 허리를 붙든 손길에 힘이 실리는 것을 느낀다.

딘은 다시 자기 자신을 가라앉히고, 숨을 쉴 만큼 오래 물러났다가, 다시 천사에게 다가붙는다. 이번엔 그는 그 남자의 턱을 따라 내려가며 입맞춤을 뿌린다, 하나하나마다 키스는 점진적으로 격해지고 더 큰 갈망이 서린다. 캐스가 딘의 재킷 바깥에 있던 두 손을 옷 안으로 옮기자 등줄기를 따라 오싹한 느낌이 치달리는 바람에 그는 잠깐 멈춘다. 그곳 캐스의 손과 딘의 살 사이엔 얇은 티셔츠 천밖에 없다.

~*~*~*~

카스티엘은 숨이 점점 더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 가쁜 숨이 흥분을 더해 주었다. 그는 이런 일을 처음 해 보았기에, 그의 육신이 일으키는 반응을 예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좋았다. 딘의 입술은 닿는 곳곳마다 자그마하고 굶주린 불꽃을 지펴 놓았다. 그는 딘의 티셔츠를 부여잡고,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속삭였다. "딘..."

~*~*~*~

천사가 그의 이름을 속삭일 때, 딘의 입술은 귀 바로 아래, 캐스의 턱이 목으로 이어지는, 급소를 막 건드리는 찰나다. 이렇게나  자신의 이름이 듣기 좋았던 적은 처음이었다. 바람과 욕망과... 사랑으로 가득한 울림이다. 딘은 지금껏 살아오며 오직 자그마한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그게 여기에 있다. 마침내.

그는 카스티엘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숨을 삼키고, 잠시 동안, 그냥 가만히 서 있다. 그의 두 주먹은 카스티엘의 외투 어깻죽지를 움켜쥐었고, 캐스의 두 손은 그의 허리께 셔츠 자락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 모두가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다. 신에게 선한 면이 있다면, 이것임이 틀림없다. 딘은 카스티엘을 바라보려고 움직인다, 그의 코와 입술이 천사의 얼굴을 스치며 지나간다.

 
그는 캐스의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도톰해진 입술에 재빨리, 살포시 입술을 대었다. 그 입술은 아까 나누었던 입맞춤 때문에 아직 발그레하게 젖어 반짝거렸다. 그리고서 그는 상체를 젖혔다, 카스티엘의 전부를 똑똑히 볼 만큼만. 내 사람의 전부를.

딘은 싱그레 웃었다, 그리고 카스티엘의 눈도 그에 답해 빛났다. 상대 남자의 손이 셔츠를 밀어 올리면서 그의 몸통 옆구리를 타고 올라가, 가슴팍에 놓이자 딘은 더 활짝 웃었다. 급기야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캐스는 둘의 입술을 다시 포개어 그 웃음소리를 빨아들였다.

이번엔, 딘은 맹세코 무릎 힘이 곧 풀리겠다고 생각한다. 카스티엘이 해 주는 입맞춤은 그를 완전히 압도한다 마치... 마치 삶의 희열을 만끽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진실로 살아 있다는 기분. 이윽고 캐스는 딘의 움직임을 흉내 내어 입맞춤을 뿌리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강하게, 또 그 중간 온갖 단계로, 그의 목덜미에, 턱을 따라가며- 그리고 맙소사, 급소에다가도. 딘은 자신이 옷가지 한 꺼풀 벗겨내기도 전에 기쁨으로 까무러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상황을 개선한다. 캐스의 입이 그의 귀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서, 거의 눈을 뜨지 못하면서도, 그는 그 망할 외투를 옷에 불이라도 붙은 양 황급히 잡아당겼다. 그 남자의 어깨에서 옷을 벗겨내느라 그는 잠깐 동안 그의 몸에서 민첩하게 손가락을 뗄 수밖에 없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손가락은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물론, 그 옷 말고도 몇 겹이 더 있다. 양복 재킷. 젠장 망할.

딘은 입술이 자신의 목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아까 했던 행동을 한 차례 더 반복한다. 그는 자기 옷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단 걸 안다. 지금쯤이면 캐스는 틀림없이 옷을 먹고 있을 것이다. 그가 천사의 목에서 넥타이를 끄르는 사이, 그는 자신의 재킷을 잡아당기고 아래쪽에 아직 채워져 있던 단추를 푸는 손길을 느낀다.

잘 다린 흰 옷과, 구겨진 회색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이곳에 서 있다. 몇 초도 채 쉬지 않고 딘은 능숙하게 카스티엘의 셔츠 단추에다 손가락을 놀린다.

카스티엘은 딘의 머리에 두 손을 뻗어, 그의 시선이 위로 향하게 들어올린다. 그가 한 번 더 둘의 입술을 겹친다- 천사는 아무래도 입맞춤을 각별히 좋아하는 듯하다. 게다가 그는 서투르지도 않다- 어느덧 그의 손가락은 젊은 남자의 머리카락에 감긴다.

손가락이 딘의 뒷목을 덮은 짧은 머리카락을 빗어내리자, 그는 그에 응해 거의 경련하다시피 했다. 헤아릴 수 없이 굉장한 느낌이 찾아온다, 강렬한 전율이 그의 뇌를 관통하고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바람에 그는 헐떡이면서 몸을 휜다. 그는 캐스가 무슨 짓인가 했음이, 손길에, 입맞춤에 천사의 힘을 주입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딘은 결단코, 절대, 여태까진 한 번도 이 같은 기분이 된 적이 없었으니까.

딘은 카스티엘의 허리에 팔을 둘러서, 황홀하고도 오싹한 느낌이 지나가는 동안 그를 붙잡고 매달린다, 천사의 감촉이 느껴진다. 그러자 이내, 그는 다시 계속할 준비가 된다. 그러나 그는 캐스의 쇄골에 기댄 이마를 들 수가 없다. 그는 아직 숨을 가다듬으려고 애쓰는 중인데, 천사가 그의 머리카락 속에다 자꾸만 입술을 누른다.

한 손이 딘의 아래턱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가서, 머리를 들어올린다. 카스티엘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너... 괜찮나?”

딘은 카스티엘만 이러는 건 치사하다고 결론짓고, 공평하게 만들기로 작정한다. 그래서 그는 “아, 그럼.” 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선 천사의 손을 잡아 떨군 다음, 그의 머리칼 검은 짝이 벽에 닿을 때까지 밀어붙인다.

그는 다시 흰 셔츠 단추를 푸는 일로 돌아와서, 맨 위 단추부터 작업한다. 그럴 만한 공간이 생기자마자 그는 눈동자 푸른 남자의 쇄골을 따라 입을 맞추기 시작하고, 이따금 덤으로 살결을 이로 훑는다. 그는 카스티엘이 신음하며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듣고 싶다.

~*~*~*~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찌할 수가 없었다. 입맞춤마다, 손길마다, 그는 자기 존재의 작은 조각을 담았다. 그가 상할 정도는 아니었고, 딘에게 해를 끼칠 정도도 아니었지만, 몇천 살은 어린 남자가 쾌감에 몸서리칠 정도는 되었다. 그 작은 조각과 단순한 손가락 움직임만으로도 딘은 거의 까무러칠 지경에 이르렀다. 청년은 카스티엘 쪽으로 몸을 휘었고, 그는 딘의 욕망을 느꼈다. 딘의 숨결 하나하나마다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딘은 원했다. 그리고 카스티엘은 딘에게 그가 받아 마땅한 모든 것을 주길 원했다... 더욱 많이. 그는 딘에게 자기 자신을 주고 싶었고,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

단추 다섯 개쯤을 남겨놓고서, 잡아뜯어 버리자, 그는 이렇게 결심하고 흰 와이셔츠의 옷단을 잡고 끌어올린다. 그는 셔츠를 남자의 머리 위로 벗기는 동안 마지못해 카스티엘의 살결에서 입술을 뗀다. 딘은 자기가 카스티엘의 그릇이 어떻게 생겼을 거라 기대하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옷을 입었을 때와는 다르리라 생각한다.




마르고 선이 부드럽고 볕에 그을었다. 수영 선수 같기도 한 모습이다. 온통 우아하고, 부드러운 근육으로 덮여 있고 가슴에 털 하나 없이 매끈했다. 딘의 눈은 천사의 허리를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마치 신이 원하는 대로 빚은 것 같았다, 마치 신이 천사의 몸에 화살을 그려 놓은 것 같았다. 그 그릇은 무척 잘 다듬어지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카스티엘의 허리께부터는 완벽한 선이 그어져 있다. 바지 안으로 이어지는 섹시한 선이. 그리고 그걸로도 모자라다는 듯, 구두까지 또 걸작품이 뻗어 있다.

그래, 화살 같아.

딘은 마침내 눈을 다시 든다. 천사는 그를 보며, 머리를 옆으로 갸웃한 채였다. 카스티엘은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고, 딘은 그의 근육이 걸음마다 움직이며 수축하는 모양을 홀린 듯 바라본다. 제길, 천사의 힘. 불공평해.

카스티엘의 손가락은 딘의 티셔츠 옷단에 감긴다. 캐스의 손가락이 이렇듯 딘의 배에 잠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눈은 저절로 감기고 숨결은 깊어진다. 그는 캐스가 셔츠를 머리 위로 벗겨내게 놓아둔다. 캐스가 그 셔츠가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게 둔다. 그리고 천사가 다시 올려다보자, 딘의 가슴은 꽉 죄어온다.

카스티엘이 웃고 있다. 움찔할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다.

카스티엘의 눈이 그를 서서히 훑자 딘의 심장은 멈추었다가 흉곽 속에서 우스꽝스럽게, 괴롭게 울렁거린다. 그러자, 천천히, 캐스가 한 손을 내밀어 딘의 가슴 위에 놓는다. 그리고 그의 심장은 한층 더 거칠게 뛴다.

카스티엘은 딘의 손을 잡고 그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딘은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그냥 순순히 따른다. 마치 캐스가 어떤 마법을 그에게 건 것 같았다. 꼼짝 못하도록. 그리고서 캐스는 윈체스터 집안의 맏형에게로 몸을 숙이고, 손을 어깨로 옮겨서, 부드럽게 꼭 쥔다. 이윽고 그는 딘의 쇄골에, 바로 그의 목 곁자리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 딘은 자신이 틀림없이 얼마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말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손을 옮기고 미처 의식하기도 전에, 카스티엘의 허리띠를 풀고, 바지 단추까지 끌렀다.

그는 이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실히 모르지만, 그는 어느덧 침대에, 캐스 아래에 누워 있고, 신발은 사라지고 없다.

~*~*~*~

딘은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는 눈을 평소보다 살짝 크게 뜨고, 아름다운 입술도 마찬가지로 벌리고, 카스티엘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그가 마침내 눈을 들었을 때, 카스티엘은 고개를 옆으로 갸웃하고서, 그의 관리 대상에게로 걸어갔다. 그는 카스티엘의 셔츠를 잡고 들어올렸다. 셔츠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싱그레 웃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카스티엘은 딘의 완벽한 육체를 골똘히 살펴본다- 어깨에 찍힌 자국만 제외하면 아무 흠도 없는. 카스티엘이 그에게 남긴 자국. 그 살갗은 아직 분홍빛으로 상해 있었지만, 카스티엘은 그것이 용기의 표상이라고 여겼다. 딘의 얼굴 표정을 본 카스티엘의 심장은 두근거렸다. 그의 모습은... 자신은 걸맞은 말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자기뿐 아니라 딘의 심장도 가슴 속에서 쿵쿵 뛰는 것을 알아챘다. 진정시키려고, 그는 한 손을 들어 딘의 심장을 손으로 덮었다. 그리고 딘이 카스티엘의 허리띠를 움켜잡자, 그는 이제 서 있던 자리에서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

카스티엘이 자신 위에 있다. 무릎은 딘의 엉덩이 양 옆에, 팔꿈치는 그의 머리 양 옆에. 캐스의 얼굴은 그의 얼굴에서 몇 밀리미터 거리에 있지만, 그는 캐스의 얼굴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가 천사의 몸에 팔을 두르고, 천사를 할 수 있는 한 가까이 끌어안으려고 애쓰는 바람에, 손가락이 카스티엘의 등을 파고든다.

캐스는 딘의 입에 대고 미소 짓고 딘도 마주 미소를 보낸다.

그는 눈을 감고, 잠시 동안 천사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기로, 그가 하고자 하는 행동은 뭐든지 하게 두기로 마음을 정한다. 그는 천사가 탐험을 하고, 온갖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도록 해 주고 싶다. 딘은 이따가 그 남자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지 이것저것 생각한다. 그의 천사가 확실하게 느끼도록 해 주고 싶은 온갖 것들을. 카스티엘의 손가락은 입술은 한창 헤매는 중이고, 천사는 느긋하게 딘을 알아간다. 딘은 카스티엘의 입술이 자기 몸을 샅샅이 지나가는 동안 그저 그 느낌을 즐긴다. 척추를 따라 은총이 서린 손가락이 미끄러지게 두고서 떨면서 몸을 활처럼 휘었다가, 딘은 거기 있는 줄도 몰랐던 신경 다발을 건드리는 바람에 헐떡인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오색 무지갯빛이 딘의 눈앞에서 폭발한다.




 *

사랑의 기원

지구가 아직 평평했고
구름은 타오르던 시절
산들은 하늘까지,
하늘보다 높게 솟았던 때에
사람들은 커다란 술통이 구르듯 지구를 배회했지
그들은 팔 두 쌍
다리 두 쌍,
큰 머리 양편으로
얼굴이 둘 있었어.
그래서 그들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면서도 사방을 볼 수 있었지
그리고 사랑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어
사랑의 기원 전이었으니
사랑의 기원

그 때엔 세 가지 성(性)이 있었는데,
하나는 두 남자가
등을 맞댄 것 같은 생김새
태양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이었지
모양도 몸집도 비슷한
지구의 아이들도 있었어
두 여자가 하나로 합쳐진 모습이었지
숟갈과 포크가 맞붙은 모양새인
달의 아이들도 있었어
한 쪽은 태양, 한 쪽은 지구, 한 쪽은 딸, 한 쪽은 아들인
사랑의 기원

신들은 우리의 힘과 반항을
무척 두려워하게 되었지
그 때 토르가 말했어 "거인족을 죽였던 것처럼
내 망치로 전부 몰살시키리라"
그러자 제우스가 말했지
"아냐, 고래의 발을 자르고
공룡을 썰어 도마뱀을 만든 것처럼
내 번개로 가위질을 할 테니 내게 맡겨"
그러더니 번갯불을 몇 개 집어 들고
큰 웃음 한 번 내뱉고는 이렇게 말했어
"딱 중간을 쪼개 주리라
정확히 반쪽으로 잘라 주리라"
그리고는 비구름이 하늘에 모이더니
거대한 불덩이가 되었어.
그리고 불이 벼락이 되어 하늘에서 떨어졌지
마치 빛나는 칼날처럼
그 불이 찢고 갈라버린 거야 태양과, 달과,
지구의 아이들의 살을
그 후에 어떤 인도의 신이 그 상처를 꿰매어
구멍으로 만들고
우리가 치른 대가를 되새기라고
배로 옮겨놓았지
그리고 오시리스와 나일 강의 신들은
커다란 폭풍우를 모아
태풍을 일으켜
바람과 비의 홍수 속으로
우리를 뿔뿔이 흩었고
바다에 험한 파도를 일으켜
우리를 전부 쓸어냈어
또 우리가 까불면
신들이 우릴 한 번 더 가르겠지
그러면 한 발로 뛰어 다니고
한 눈으로 앞을 보게 되겠지

지난 번 널 봤을 때는
우리가 막 둘로 나뉜 순간이었어
넌 날 바라보고
난 널 바라보았지
너는 어딘가 참 낯익었지만
난 알아보지 못했어
네 얼굴엔 피가 묻었고
내 눈에도 피가 묻었기 때문에
하지만 네 표정을 보니
네 영혼 깊은 곳의 고통은
내 영혼 속의 고통과 같다고 확신해
그 고통은
심장 한가운데를 곧게 가로지르는 상처
그걸 우린 사랑이라 하네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린 서로를 감싸 안았어
우린 사랑을 나누었지
사랑을
제우스의 전능한 능력이 내렸던 그 때는
아주 오랜 옛날 춥고 컴컴한 저녁이었어
이건 우리가 어떻게
외로운 두발짐승이 되었는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
사랑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
사랑의 기원.

-'헤드윅' 중에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