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목요일

[딘/카스티엘] 사랑은 한결같아라 (2/9)



 제목: Love Remains the Same
 작가: blackdoggie1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Dean/Castiel
 등급: PG-13
"캐스?" 딘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좋지 않았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그 안에 있었다. "캐스?"

"아야!"

"카스티엘?!?!!" 고통 어린 외침을 듣고 딘은 공황에 빠졌다. 대체 왜 난 그에게 화장실 문을 잠그는 법까지 가르쳤지?

"왜?" 전직 천사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너 괜찮냐?"

"그래. 괜찮아. 금방 끝난다." 아니, 말만 들어서는 안 되겠어. 딘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볼 작정이었다.

"들여보내 줘!" 한숨 소리와 잠금을 푸는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그는 문을 열었고 그의 인간계 새내기가 조금 다치긴 했지만, 상처는 별 것 아니고 다만 부끄러운 기색일 뿐인 것을 보고 안도했다. "캐스 뭘 한 거야?" 딘은 카스티엘의 얼굴에 달라붙은 두루마리 휴지 십여 조각을 뚫어지게 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면도했어. 베었을 때는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 네가 이러는 걸 본 적이 있다."

"뭐 맞아." 딘이 특히나 심해 보이는 상처에서 휴지를 살며시 떼어내면서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나는 내 얼굴에 난 칼자국이... 한... 마흔 개? 는 넘지 않도록 늘 노력하고 있다고. 캐스, 왜 면도하고 싶다고 나한테 말하지 않았냐? 항상 도와주고 있었잖아."

카스티엘은 시선을 피했다. "나는 스스로 하는 법을 배워야만 해, 딘."

"어 좋지, 하지만 넌 인간이 된 지 이제 겨우 이주일밖에 안 되었잖냐. 시간은 많아. 하루아침에 모든 걸 배울 필요는 없다고."

"이건 '모든 것'이 아니다, 딘." 카스티엘은 좌절한 듯 발끈 성을 냈다. "이건 단순한 몸단장에 불과한데 난 그것조차도 터득할 수 없는 것 같단 말이다!"

"야, 야... 괜찮아." 딘은 달래는 말씨로 대답하고 카스티엘의 몸을 팔로 감싸안았다. "봐 낙담스럽겠지, 알아. 그래도 그냥 조금만 더 참아. 조만간 쉽게 할 수 있게 될 거야. 약속해." 그는 위로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해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뭐가 문제인지 좀체 알 수조차 없었다. 그는 캐스가 새로운 환경에 대단히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변화한 직후에 얼마나 그가 겁에 질렸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래 그랬다, 아직 모든 신체 감각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못한 탓에 처음 며칠 밤 그는 이부자리를 적셨다. 하지만 뭐 어떤가? 누가 잠자리에 쉬를 하는 일이라면 딘은 전에도 겪어 보았다. 샘은 일곱 살 날 때까지 야뇨증이 있었다. 최소한 딘은 카스티엘에게 인간이 왜 화장실에 가야 하는지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고 가끔 인간들 사이를 거닌 적이 있었기에 기본적인 인간 신체의 작동 원리는 알았다. 그는 다만 어떤 감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짝을 지으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이었다- 배고픔, 목마름, 화장실에 가고 싶음. 그 일은 이틀 만에 해결되었고, 덕택에 딘은 한시름 놓았다.

우선 목숨을 이어가려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을 가르쳐 준 다음 그가 감각의 홍수에 잠겨 쓰러지지 않고 어느 정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생각되자 샘과 딘은 그를 임팔라에 태워 바비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조용하고 기분 좋은 곳이었다. 카스티엘은 익숙지 않은 장소에도,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것에도, 정말이지 인간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것 말고는 아무데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딘은 온 시간과 정신을 그의 전직 천사를 돌보는 데 쏟을 수 있었다. 그건 정말 똑똑하고, 정말 덩치 큰 갓난아기를 가르치는 것과 비슷했지만 딘은 그 일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겼다.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샘도 바비도 많이 도와주었다. 며칠 전만 해도 장을 보러 가기 전에 두 사람은 카스티엘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내서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짜고자 그를 부엌에 앉혀 놓고 여러 음식을 맛보게 했다. 그러고서 그들은 그에게 부엌에 있는 모든 먹을 수 없는 물건을 보여 주고 주방용 세제나 표백제 같은 유가 어째서 독이 있는지 설명하느라 한 시간을 더 보냈다. 이번에도 캐스는 금세 배웠고 딘은 아마 이제 119에 전화할 일이 여간해서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세상을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사람에겐 배울 것이 무수히 많았고 게다가 카스티엘은 아직도 감각 때문에 고생했다. 적어도 딘이 보기엔 그랬다. 카스티엘은 아무리 딘이 말문을 틔우려 애써도 그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그냥 낮에는 인간의 일상생활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냈고 밤에는 딘의 품속에서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면서 보냈다. 그들은 침대를 함께 썼지만 잠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딘은 그렇게 일찍 그에게 그걸 강요하려 들 만큼 못되어빠진 놈은 아니었다. 그래도 캐스는 딘이 안아 주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도 큰 위안을 받는 것 같았다. 그건 딘이 카스티엘이 치는 몸부림 때문에 잠을 몇 시간쯤 설친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뭐 좋기만 했다. 설령 두 번 다시 단잠을 자지 못한다 해도 품 안에 카스티엘만 있어 준다면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사실, 그는 카스티엘을 돌보는 일을 정말로 좋아했다. 어쩌면 좀 지나치게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딘은 그저 카스티엘을 남몰래 독차지하고 앞으로 50년간 그를 어린아이를 대하듯 애지중지하기만 하더라도 마냥 좋을 터였다. 딘은 그가 영영 인류에 적응하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마침내 함께 한다는 사실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샘은 딘에게 그를 의존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해롭다, 그는 딘의 애완동물이 아니다, 그는 자유가 필요하다 운운하면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였다. 딘은 그런 말을 거의 흘려보냈지만 이제 바비까지 나서서 잔소리 대열에 합류했기에 딘은 마지못해 카스티엘을 시내로 데리고 나가 견문을 넓혀 주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마음속으로 딘은 카스티엘이 그가 아직 그럴 준비가 안 되었다고 말하기를 바랐다. 그냥 소유욕에서 비롯된 생각만은 아니었다. 보호 본능이기도 했다. 인간은 아주 소름 끼치는 생명체로 변할 수 있었지만 카스티엘은 인간을 하느님의 사랑이 담긴 시선으로만 보았다. 그는 인간을 '아버지의 걸작'이라고 생각했다. 딘이 알듯 얼마든지 빌어먹을 개자식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캐스는 그처럼 세상 물정을 몰랐고 덕분에 그는 남을 이용하려 드는 사람에게 손쉬운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다. 만일 그가 궁지에 몰린다면 그는 자기 힘에 한계가 있음을 이해할까?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지는 알까? 이제 그의 손엔 거룩한 불길이 없는데.

"음, 캐스?" 딘은 카스티엘의 상처를 부드럽게 닦고 연고를 조금씩 바르면서 말했다. "밖에 나가는 것 어떻게 생각하냐?"

"밖에?" 언제나 그렇듯이 딘이 그를 도와주도록 가만히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서 카스티엘이 물었다.

"어, 알잖냐- 시내. 사람들이 있는."

"나를 시내로 데려가고 싶나?" 카스티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딘이 한숨을 지었다. 천사일 때도 그랬지만 아닐 때도 딘은 그를 거짓말로 속일 수가 없는 것 같았다. "글쎄다 아니, 별로. 하지만 샘이랑 바비 아저씨는 그게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하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싶었지. 우리가 가끔 네게 세상 구경을 시켜 줘야 한다고 말이야."

카스티엘은 생각에 잠겨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먼저 샤워부터 하고 싶다."

"그럼." 딘이 대답했다. "여하튼 한동안은 출발하지 않을 거야. 자, 씻으러 가자고."

………….. 

그들은 늘 함께 씻었다. 사흗날쯤 카스티엘이 샴푸와 비누의 사용법을 익히고 난 뒤로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딘은 그만두지 않았다. 캐스와 함께 씻는 시간이 무척 좋았으니까. 그러니 왜 잘못되지도 않은 일을 굳이 바꾼단 말인가? 더욱이 카스티엘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천상에서 살았던 존재라서 좋은 점 한 가지는 그가 알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사실 항상 장점은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카스티엘이 욕실에서 샘의 눈앞으로 걸어 나오는 사건이 몇 번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딘은 자기 말고는 누구에게도 벗은 몸을 보여 주지 말라고 단단히 잔소리를 해야만 했다. 카스티엘은 마치 "어리석은 인간들"이라고 하는 것처럼 인상을 쓰긴 했지만 새 규칙을 따랐다.

"우리 어디로 가는 건가?" 딘의 손에서 샴푸 통을 받아들면서 카스티엘이 물었다.

"음... 잘 모르겠다. 아마도 너한테 새 옷을 몇 벌 사 줄 수 있을 것 같아."

"네 옷도 나한테 잘 맞는다." 머리에 거품을 내면서 카스티엘이 대답했다.

"그야 그렇지. 그래도 네 물건을 좀 갖고 싶진 않냐?" 딘은 샴푸 거품이 잘 나도록 직접 매만지려고 카스티엘의 손을 치우면서 물었다. 카스티엘은 딘이 머리를 감기도록 내버려 둔 채 불만스러운 듯 침묵을 지켰다.

한참이 지난 후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딘. 네 생각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아."

평소 딘은 '자네가 대장이야 태도'를 좋아하는 성격이었지만, 이번엔 석연치 않았다. 그는 자기가 그 말투에 섞인 감정을 옳게 알아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캐스의 말에선 냉랭하고 조금은 낙담한 기색이 느껴졌다. 무엇 때문일까? 어쩌면 역시 시내로 나가는 일이 별로 즐겁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

"야 있잖아, 네가 준비가 덜 되었다면 꼭 가지 않아도 돼." 딘이 부드럽게 말했다. 두 사람의 몸을 깨끗이 씻기고서 딘은 만족해서 수도꼭지를 잠갔다.

"아니야, 나는 준비가 되었다. 밖에 나가 보고 싶어." 카스티엘이 욕조 밖으로 발을 내딛으면서 대답했다. 그는 정말로 외출 때문에 설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물기를 닦아내는 동안 딘은 그렇담 무엇 때문에 카스티엘이 이렇게 우울한 것인지 생각에 빠졌다. 외출하는 것은 괜찮다면... 좋은 일이라면... 그는 왜 울적해하는 걸까? 딘이 무얼 잘못했나?

그는 생각 속을 헤매다가 둘을 수건으로 닦아낼 때 그들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었는지, 말할 것도 없이 그의 몸이 얼마나 강하게 반응했는지를 깨닫고 정신을 차렸다. 젠장. 그의 것이 단단해져서 카스티엘의 허벅지를 찌르고 있었다. 난처했다.

"미안." 그는 중얼거리고서 캐스를 부드럽게 밀어내어 둘 사이에 빈틈을 만들었다.

"괜찮다." 카스티엘이 조용히 대답했다. 바로 지금 그는 그것을 지그시 보고 있었다. 딘은 거북해졌다. 그는 단단할 때든 아닐 때든 그의 음경이 그리 흥미진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카스티엘은 손을 뻗어 그것을 만지려 했다. 딘은 손이 닿기 전에 얼른 그의 손목을 붙잡았고 캐스는 주춤했다.

"그걸 원하지 않나? 내가-" 카스티엘은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말을 끝낼 필요가 없었다. 딘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처음 카스티엘이 발기했을 때 딘은 그에게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보여 주었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그 대신 처리해 주었다. 지금 카스티엘은 친절에 보답하려 하는 것 같았지만 그건 그냥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물론 캐스는 신체가 작용하는 방식을 잘 알았지만, 딘은 성에 신체 작용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얼마나 심오한 뜻을 담을 수 있는지는 그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딘은 간절히 그의 '천사'와 사랑을 나누고 싶긴 했지만, 이런 기회를 틈탈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는 카스티엘이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올바로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기를 바랐다.

비록 몇 분 후에 한쪽 구석에 틀어박혀 문을 잠그고서 그 행동 탓에 어쩔 수 없이 강렬하게 반응한 자기 자신을 해결해야 하긴 했지만, 딘은 자신이 카스티엘에게 해 준 일은 순전히 그냥 그를 보살피는 일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는 혼자 재미를 보고자 세상 물정 모르는 캐스를 이용하려 드는 그런 개자식들 중 한 명은 되지 않을 작정이었다.

"아니. 괜찮아. 내가 처리할 거야." 딘은 어리둥절해하는 푸른 눈을 마주보면서 대답했다. "넌 그럴 필요 없어."

"그렇지만 넌 그때-"

딘은 손을 들어 카스티엘의 뺨을 부드럽게 만졌다. "알아, 하지만 그건 달라. 내 일은 널 돌보는 거야. 네 일은 그냥- 그냥 인간의 삶에 익숙해지는 거고, 알겠냐? 난 네가 그 밖의 일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어. 난 괜찮아. 정말로."

카스티엘은 시선을 떨어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하지만 고결한 행동이었는지는 몰라도, 딘이 그 제안을 거절하고 나자 급박한 욕구만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래서 그는 후다닥 캐스를 마저 닦아주고는 그를 욕실 밖으로 내보내고서 문을 잠갔다. 그는 자기가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서 이러는 것 때문에 카스티엘이 불편해하지 않기를 빌었다. 그래도 그는 당장 어떻게 해야만 했다. 다른 방으로 피할 시간이 없었다.

몇 분 후에 그는 한결 개운해져서 욕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의 '천사'를 보자마자 나른한 여운은 순식간에 가시고 말았다. 카스티엘은 딘의 청바지와 티셔츠로 단출하게 차려입고서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그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의 얼굴 표정을 보자 딘의 심장은 죄어들었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는 그는 서글퍼 보였으며 완전히 풀이 죽은 것 같았다.

"캐스? 괜찮냐?" 딘이 다가가 그의 곁에 앉으며 물었다.

"그래. 괜찮다."

"나한테 거짓말하지 않아도 돼. 무엇 때문에 기분이 상했으면 그냥 얘기해. 내가 무얼 잘못했어?"

카스티엘은 그를 올려다보고 손을 내밀어 그의 뺨을 감쌌다. "아니야 딘." 그는 딘을 향해 괜찮다는 듯 애잔한 미소를 지었다. "너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그냥 좀 피곤할 뿐인 것 같다."

"그래." 딘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잠자기 힘들지, 어?"

카스티엘은 손을 내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의 눈 밑에는 검게 그림자가 져 있었으며 딘은 그가 기껏해야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잠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혹시 다른 이유가 더 있는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카스티엘이 내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딘의 가슴은 욱신거렸다. 그러나 그에 더하여 딘의 마음 한 구석은 카스티엘이 인간이 되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너무도 많은 것을 포기했다. 그런데 대가로 받은 것은 죽을 운명, 통증을 느끼는 몸, 그리고 딘이 다였다. 그건 하나도 공정한 거래 같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이 삶이 어떤지 맛보았으니 카스티엘도 마찬가지로 그리 생각할지도 몰랐다.

"캐스, 너-" 딘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지만 날카롭게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어이 여러분, 준비 됐어요?" 샘이 그들을 불렀다. 딘은 안도감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다, 그는 카스티엘을 공공장소에 내보내게 된다는 걸 생각하면 아직도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덕분에 마음속에 자리 잡은 질문을 하지 않을 핑계가 생겼다. 그러면 그는 대답을 듣지 않아도 되었고 좀더 오랫동안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지낼 수 있었다.

"어, 곧 간다. 준비됐어?" 딘은 카스티엘에게로 다시 몸을 돌리면서 물었다.

"그래."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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