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카스티엘+우리엘] 북 치는 소년



 제목: Come They Told Me
 작가: Emerald Embers
 구분: 번역
 장르: Slash
 페어: Castiel/Uriel, Uriel/Castiel
 등급: PG
 경고: 4시즌 7화 스포일러





우리엘은 대체로 인간사에 냉담하다. 그는 파괴자라는 자기 역할이 쉽게끔 거리를 두도록 훈련이 되었다. 카스티엘은 몇 달을 지구에서 보내고 나서 그럴 필요를 간신히 이해했다- 타인을 향하여 잠재된 인간의 잔학성은 진저리 났고, 윈체스터 형제가 태어나면서부터 그와 더불어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놀라워 보일 정도였다. 이 인간들은, 하나같이 무척 환하게 빛났지만, 그 빛을 흐릿하게 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불결한 말이나 더 불결한 행동으로 그렇게 하였다.

그럼에도, 어둠을 몰아낸다는 빛의 근본 역할은 변함이 없다.

"그분은 이 달에 태어나신 것도 아니라고." 과도한 장식으로 요란하게 꾸민 집을 그들이 지나칠 때마다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면서 우리엘이 말했다. 카스티엘은 축제 분위기에는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질주의가 팽배하긴 해도, 어른들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며 즐거워하는 어린이들만큼이나 자유롭게 명절을 누리며 즐거워한다는 면이 있다고.

“이 경축 행사는 그분을 위한 거야.”

“저들이 자기가 경축하는 대상을 기억하기라도 한다는 것처럼 말하는군.” 우리엘은 오늘따라 특히 인간에 실망한 듯 보였지만, 카스티엘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의 전우는 인간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는 무렵이면 언제나 변덕스럽게 기분이 바뀌기 일쑤였고, 질문하기보다는 세상의 수많은 소음에 귀를 닫고서,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에 있는 집에서 흘러나오는 조용한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쪽이 더 편했다.

“이 땅에 평화를.” 카스티엘은 CD 속 가수가 노래하는 가사를 따라하며 혼잣말을 하고 나서, 가만히 우리엘에게 진실을 보도록 재우쳤다. “여전히 그들은 그분이 그들에게 내려 주신 것을 여러 모로 원하네. 평화. 사랑.”

“흠이 없는 세상.” 우리엘은 대꾸하고 나서 카스티엘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임무가 없었다면, 의견 일치에 이른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십 분 후에 젊은 남자는 잠에서 깨어나 자기가 부엌 바닥에 누워 있음을 깨닫고서 너무 과음했나 의아해 했다. 비슷한 식으로, 같은 집에 사는 젊은 여자는 자기 몸이 억지로 움직여서 아이의 목에 칼을 겨눈다는 소름끼치는 악몽에서 깨어났다.

아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젊은 여자가 아들을 안아 줄 때까지 이유 없이 울어댔다.



그건 어딜 봐도 그들이 맡아 본 문젯거리 중에서 어려운 축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어떤 봉인에 관해서도 자만할 수는 없었다. 릴리스는 그녀가 받은 무슨 기회든지 택할 수 있을 터이니, 바짝 경계하며 봉인을 방위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했다. 당초 있던 봉인 중 400개 조금 못 미치는 수효가 남았고, 릴리스는 그들이 아는 봉인 31개를 깨었다.

인원이 점차 줄어드는 그들로서는 섬뜩한 비율이었고, 카스티엘은 그릇 내부에 갇혀 있는 동안에는 그런 공포에 빠져들기가 너무도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사의 형체였던 시절 멀리서도 형제들을 느끼며 든든해하던 호사가 그리웠지만, 대안이 있었다.

그는 그전에 딘 윈체스터를 만진 적이 있는데도, 살과 살을 마주잡게 한다는 꾸밈없는 즐거움을 가르쳐 준 이는 이상하게도 샘 윈체스터였다. 어색하고 진땀이 나는 절차였고, 말을 나누기보다 더 친밀하면서도 동시에 서먹했지만, 그럼에도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카스티엘이 자기보다 조금 두꺼운 우리엘 그릇의 손에 자기 손을 깍지 끼고 굳게 쥐자 우리엘은 노려보며 낮게 툴툴댔다. 그는 두 손의 서로 다른 이모저모가 바짝 가까워지는 것에도 끌렸지만, 그들의 피부색은 반대일지 몰라도, 근본 생김새는 똑같다고 생각하니 좋았다.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고, 함께 나누는 온기는 위안이 되었다.

그 행동이 혐오스럽다는 기색을 뚜렷이 보이면서도, 우리엘은 몸을 빼지는 않았고, 누가 그들에게 괜한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지 곁눈질하며 잠자코 있었다. “그들은 가증스러운 생명체야.” 둘이서 동네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 앉아 종업원을 기다리던 무렵 우리엘은 마침내 말했다. “하느님의 진노를 받아 마땅하지.”

“그들은 기회를 받아 마땅하네.” 카스티엘은 강철 같은 확신을 품고 대답했다. “그분의 사랑을 얻을 만하고.”

“우리가 하는 것처럼 그분 뜻을 섬기나? 그분 뜻에 순종해?” 우리엘은 앞으로 몸을 숙였고, 카스티엘은 버릇처럼 이마를 우리엘의 이마에 대었다. “자네는 그분 사랑을 그렇게 확신하나?”

“인간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고 인간이 그분의 형상을 본따 창조되었다면, 나는 확신하네.”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 손과 손을 맞잡고, 이렇게 쉬는 일은 편안했다. 그러다가 종업원이 그들을 방해했고, 젊음과 생기로 환하게 빛을 발하며 그녀가 물었다. “잉꼬 분들, 뭘 갖다드릴까요?”

그녀를 올려다보려고 이마를 떼며 카스티엘은 눈을 깜빡였다. “난 새가 아니야.”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이오.” 종업원이 지은 얼떨떨한 표정에 답하여 우리엘은 덧붙였다. 거짓말은 아니라고, 카스티엘은 생각했다. “커피 두 잔, 팬케이크 둘에 곁들이 소시지 하나.”

“설마 그럴 리가요.” 안으로 향하기 전에 그녀는 눈을 찡긋거리면서 대답했다.

우리엘은 푸르르 소리를 내고는 손을 거둬들였다.



“그게 그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많이 기리는 감정이네.” 소시지를 입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던 카스티엘은 말할 수 있도록 혀로 소시지를 볼 쪽으로 밀어 넣으면서 말을 맺었다. “희망과 변화.”

“봄이 그보다는 더 어울릴 거야.”

“봄은 변화지.” 카스티엘이 맞섰다. “겨울은 가장 변화가 필요한 시기고.”

우리엘은 잠시 동안 이 말을 생각하는 듯싶더니 어깨를 으쓱이고 커피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우린 봄을 맞이하게끔 꼭 살아 있어야 하겠군.”

“우린 그럴 수 있을지도 몰라.” 카스티엘이 대답했다. 약속은 아니었다. 그는 거짓말쟁이가 되지는 않을 셈이었다. 하지만 희망은, 천사에게도 인간에게만큼이나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는 우리엘이 희망이 필요하지 않은 척 자만의 말을 하도록 가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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