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딘+카스티엘] 바다의 발견



 제목: The Discovery of Oceans
 작가: Ivory Novelist
 구분: 번역
 장르: Gen
 페어: Dean/Castiel, Castiel/Dean
 등급: PG
 경고:





바다의 발견



새벽 두시 경까지도 잠이 오지 않았던 딘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서 모텔 방을 나섰다. 소리 없이 내린 빗방울이 송송 맺힌 임팔라는 주차장 건너편에 세워져 있었다. 불빛을 비추자 아스팔트는 번쩍 빛났고, 공기에서는 아직 젖은 냄새가 났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서, 주변을 확실히 파악하려고 좌우를 둘러보기만 했다. 한밤중, 주요 고속도로에서도 떨어진 소도시답게 사위는 고요했다. 가까운 곳에서 자고 있을 동생을 빼면 세상에 자신 혼자밖에 없는 건 아닐까 싶은 기분이었는데, 딘은 몇 년 간 그런 남모르는 기쁨에 잠기곤 했지만 단 둘만 존재하는 세상 같은 생각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발상이 아니었기에 이제는 불안만이 밀려왔다. 그는 임팔라의 운전석으로 다가가 재킷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빼냈다. 운전석 자기 자리로 기어들어가 문을 닫고서는, 그는 한동안 숨을 고르고 머리를 등받이에 기대었다. 거의 안도하다시피 하면서도 그는 자기가 그러는 까닭은 잘 몰랐다.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놓고 그 자리에 앉은 채로, 그는 몇 분 동안 생각에 잠기고 나서 지금이야말로 담배가 필요한 때라고 결론을 내렸다. 딘은 절대로, 최소한 자기 생각엔, ‘흡연자’가 아니었다. 그가 중독된 대상은- ‘중독’을 책에 나오는 대로 정의한다면- 단 하나, 가족뿐이었다. 담배는 그가 일생 동안 기분 내킬 때 해치우던 일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는 주로 홀로 지내면서 일하던 시절, 샘이 스탠포드로 가버리고 아버지가 뭔지 모를 엉터리 이유로 없어졌던 무렵에 담배를 피웠다. 한동안, 일주일에 한 갑씩, 단지 담배가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기 때문에. 그는 샘 몰래 재킷 속에 갖고 있었던 담뱃갑, 늘 피우던 말보로 레드를 끄집어냈다. 지포라이터로 불을 댕기고 길게 한 모금 빨아들인 그는 금세 긴장을 풀고 녹진녹진해졌다.

“그게 건강에 좋지 않은 줄 너도 잘 알지 않나, 딘.”

자기가 흠칫하지 않은 것에 조금 놀라면서, 딘은 샘 자리에 앉아 있는 카스티엘을 돌아보기만 했다.

“나야 매일같이 신앙심 없고 건강에 안 좋은 짓을 하지, 너 새삼스레 불평하기로 맘먹었냐?” 딘은 손에 든 담배 개비를 흔들며 말했다. 그는 앞유리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자주 이러진 않아.”

카스티엘은 그에게서 눈을 떼고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여긴 웬일이야 캐스?”

“외로웠다.”

천사는 평소와 같이 단조로운 어조로 이 말을 했고, 계집애 같은 소리를 한다는 생각 대신 딘은 불현듯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천사도 외로움을 타냐?” 그가 말했다.

“아니.” 카스티엘이 말했다. “자주 겪은 일은 아니지. 요즘 들어서만 그렇다.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탓에 생긴 증상 같군.”

속에서 죄책감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딘은 연기를 삼켰다가 뿜어냈다. 천사는 그를 탓하지 않았지만, 딘은 당연히 지독스레 자신을 탓했다. 카스티엘이 천사 수배 명단에 오른 건 순전히 그 때문이었고, 빠른 시일 내에 별반 상황이 바뀔 것 같지도 않았다.

“너도 이런 감정을 느끼나?” 카스티엘이 말했다.

“뭘? 외로움 말이야?”

“그래.”

딘은 코웃음을 쳤다. 눈썹을 한번 치켜올렸다 내리고서 그는 반쯤 고개를 저었다.

“난 인간이고,” 딘이 말했다. “난 나야.”

카스티엘은 고개를 돌려 다시 딘을 보았다.

“그럼 인간에겐 흔한 상태로군?” 그가 말했다.

“저번에 내가 보니까, 그런 모양이더라.”

“안됐군. 외로움이란- 불쾌한 느낌이야.”

“제기랄.” 딘이 말했다. “그나저나 이 말이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네가 느끼는 외로움이 어떤지 나도 알아.”

그는 카스티엘의 파란 눈을 마주보았고, 또다시 늘 그렇듯 너무 뚫어지게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가끔, 딘은 꼭 그들이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육체에서 빠져나온 카스티엘의 실체와 지옥에 있었던 딘의 영혼을- 왜냐하면 서로를 이해하는 것 이상의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건 가끔 딘이 샘에게서 느끼는 기분, 그가 샘을 생각할 때마다 느끼는 기분과 똑같은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 깊고 아주 진실하고, 압도적인 힘과 정의로 에워싸여 도저히 표현할 말이 없는 것.

“무슨 뜻이지?” 카스티엘이 말했다.

“네 아버지는 없어졌고, 넌 그가 돌아오긴 오는지조차 모르지. 형제들은 너한테 등을 돌렸고. 넌-”

딘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미처 예기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갑자기 그리 된지라, 그는 잠깐 말을 멈추었다. 그는 밑을 내려다보고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평정을 되찾고 다시 천사를 올려다보았다.

“혼자가 되는 건 썩을 맛이야.” 그는 말했다. “가족들 없이 사는 건 썩을 맛이고.”

그는 다시 담배를 빨았고 카스티엘은 마치 딘의 말과 감정을 곰씹으면서 그 둘을 연결하려 애쓰는 양, 천천히 눈을 내리깔았다. 그들은 한동안 묵묵히 있었고, 담배 연기 냄새가 임팔라를 채웠다. 딘은 창을 내릴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순전히 샘이 아침이 되면 냄새를 맡고 그를 향해 인상을 찡그릴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딘은 샘의 찡그린 얼굴이 그리웠다.

“나는 오늘 생각했었다.” 카스티엘이 말했다. “네가 나를 성적인 죄악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던 날 밤을 돌이켜 보았지.”

딘은 잠시 킥킥 웃느라 눈에 살짝 주름을 잡고 그걸 보는 카스티엘을 보지 못했다.

“그래?” 딘이 말했다.

“너는 내게 천국이 용인하지 않을 행동만을 부추기는 것 같지만, 그런 것 말고도 아직 생소한 인간의 경험이 내게는 많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뭐 어떤 것 말이냐? 야, 난 너한테 베이컨치즈버거란 것도 소개시켜 줬다고, 그것도 넣어야지.”

“배은망덕하려던 건 아니었어. 버거는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그럼 그럼, 보람 있고말고.”

딘은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면서 주차장 건너편에 보이는 흰 가로등과 텅 빈 도로를 창밖으로 응시했다.

“나는 촉각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야?” 딘이 말했다.

“나머지 네 감각은 얼마 정도 경험해 보았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하지만 이제껏 겪었던 얼마 안 되는 촉각은 보통 비우호적인 자연물과 닿았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오늘 깨달았다.”

딘은 피식 웃었다.

“비우호적이라, 벽에 처박히고 악마놈에 못된 천사놈들 주먹에 얻어맞는 걸 네가 이야기하는 거라면야, 맞아- 비우호적이라고 말해도 되겠군.”

카스티엘은 얼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딘은 기다렸다. 카스티엘의 표정에 깃든 무엇 탓에 천사를 바라보자 그의 가슴은 슬픔으로 먹먹해졌다. 천사는 생각 속을 헤매면서 하늘을 응시했고, 딘은 그의 천사가 실은 얼마나 외로웠는지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아마 그는 이해 못할 영역인지도 모른다. 아마 영영 못할 것이다. 그에게는 샘이 있었고- 다른 무엇도 다른 누구도 없을지라도, 샘은 언제나 그의 곁에 있으니까- 그러나 카스티엘은?

“공원에서 어떤 여자가 아이를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다.” 천사가 말했다. “나는 그런 경험이 없어.”

“뭐?” 딘이 이제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없었다고?” 그는 그 아픔을 알았다... “아님 애가 없었다고?” 그는 그 아픔도 알았다.

카스티엘은 아주 살짝 고개를 저었다.

“나는 사랑을 담은 접촉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가 말했다. “나를 팔로 감싸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나는 몰라.”

한 대 맞은 양 멍해진 딘은 그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는 스킨십이 좋아서 못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는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일생 동안 아버지를 껴안았었다. 그는 동생을 안아주었다. 동생도 그를 안아주었다. 그게 무엇보다 소중했기에 별 것 아닌 양 굴면서, 그들은 항상 서로를 토닥거려 주곤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는 바비도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깊은 감정을 실어서 껴안고는 했다, 시간과 혈연과 딘이 타인에게 쌓은 벽에도 불구하고 바비의 아들이며 존 윈체스터의 아들이 아닌 그의 일부가 커져 갔기에. 그는 어머니와 네 살이 될 때까지 항상 그를 어루만져 주던 어머니의 손길을 기억했다- 또 화재 뒤, 더 이상 어머니가 그를 만져주지 못하게 된 때로부터 줄곧 느낀 아픔도 기억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런 손길이 닿은 적 없는, 그걸 모르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카스티엘은 몇 살일까? 그런데 한 번도 그런 적 없다고?

“내가- 내가 너한테 시범을 보여 줬으면 좋겠냐?” 딘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말을 내뱉었다.

카스티엘은 맑고 무방비 상태인, 그 같은 고독에도 너무 밝게 빛나서 마치 외로움의 씨앗을 모르는 양 느끼게 만드는 눈으로 딘을 보았다.

“그래 줄 건가?” 천사가 말했다. 딘은 왜 자기가 어색하기는커녕 거의 마땅히 해야 한다는 기분인지 잘은 모르는 채로 한쪽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딘이 말했다. “네가, 그 뭐냐, 너무 깊은 의미만 두지 않으면.”

카스티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뜻모를 표정으로 딘을 응시하기만 했다. 딘은 그가 보일듯 말듯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았다고 생각하고서, 차 문을 열고 꽁초를 내다 버렸다. 그는 가만 앉아서 조금 망설이면서 천사를 보았다. 끝모를 참을성을 지닌 학생처럼 카스티엘은 기다렸다. 딘은 목을 약간 가다듬었다.

“가까이- 가까이 와 봐.” 그가 말했다. 카스티엘은 그가 있는 쪽으로 앉은 자리를 옮겼고, 다리가 계기판과 기어에 걸렸을 때 멈추었다. 그의 눈은 딘에게 고정된 채였고, 딘은 불현듯 불안해졌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내가 천사를 처음으로 안아주는 사람인가? 내가 안아주는 일에 졸라 소질 없으면 어떡하지? 캐스를 위해서라도 망치고 싶지 않은데...

씨발, 그는 생각했다. 나 정말 웃기고 있군 그래.

딘은 예고 없이 휙 몸을 움직이고는 천사의 가슴 주위로 팔을 둘렀다. 그는 카스티엘이 조금 흠칫하더니 죽은 듯 잠잠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 몇 초 동안, 인간과 천사는 그 자세로 뻣뻣하고 부자연스럽게 있었다. 카스티엘은 팔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고, 딘이 둘 사이에 공간을 적당히 두었기에 어깨는 힘이 들어가 약간 치키고 있었다. 카스티엘이 팔을 들어올려 딘의 몸을 감싼 뒤에서야 비로소 긴장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는 자기 몸 위에 올라온 딘의 손과 비슷한 모양으로 자기 손을 딘의 등에 평평하게 놓았다. 딘은 마음 한구석으로 생각했다- 꽤 오래 있었는데, 떨어져야 할까? 그러나 그는 떨어지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제기랄, 딘은 생각했다. 이게 엉망진창이 되도록 놔두지 않겠어. 어머니와 아이- 캐스가 본 광경은 그거였지. 나와 새미. 딘은 새미에게 어떻게 해주었던가?

그는 둘의 가슴이 맞닿고 딘의 팔이 날개처럼 카스티엘의 등을 휩쌀 때까지 카스티엘을 가까이 끌어당기고 좀더 앞으로 몸을 옮겼다. 딘은 무의식적으로 뭔가를 찾으려 했다- 맞는 느낌을 찾으려 했다. 그는 샘을 안아 주던 일을 기억하고 그 느낌을 찾았다... 사랑, 순전한 사랑, 흩어지는 것을, 샘과 떨어져 사는 것을 견딜 수 없을 만큼 강한 사랑을. 그는 눈을 감고 샘을 생각했고, 샘과의 포옹을 생각했고, 그 감정을 되살리려 애썼다. 그러나 미처 예기치도 못할 만큼 재빠르게, 샘이 떠다니던 생각의 강물은 카스티엘로 바뀌었다. 그의 천사, 그의 수호천사, 그를 지옥에서 끌어올린 캐스, 딘을 위해 자기 가족을 포기한 캐스, 묵묵히 숨은 사랑을, 눈으로 보기엔 너무 깊이 사무치는 사랑을 주는 캐스로. 그는 이것들을 느끼고 또 느꼈고, 그와 천사 사이의 추억을 보았고, 카스티엘의 전 존재가 느껴진다는 생각을 한순간 했다.

그는 자기 주먹이 카스티엘의 옷을 움켜쥔 것도 왼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카스티엘이 일찍이 보인 것 중 가장 강한 감정과 바람을 드러내며 얼마나 자신에게 밀착했는지, 천사의 손이 딘의 옷을 얼마나 꽉 움켜잡았는지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천사의 숨결도 심장 박동도 느끼지 못했다, 자신의 심장 소리와 추위로 떨리는 입김이 입술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뿐이었다.

얼싸안은 채로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앉아 있을수록, 친밀감이 강해지면서 몸은 부드러워졌고 긴장이 풀린 근육은 서로의 몸에 착 붙었다. 딘은 카스티엘의 어깨에 자기 머리를 거의 그 자세로 잠자도 될 정도로 편히 얹었고, 카스티엘은 한 손을 딘의 뒷통수로 옮기고 다른 팔로는 딘의 목을 단단히 감았다. 그도 눈을 감고 있었고, 얼굴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감정으로 불그레했다. 이 감정의 힘 때문에, 가슴 속을 찌르는 이상한 통증과- 통증이었다, 그렇지 않나?- 머릿속에서, 얼굴에서, 눈 안쪽 어딘가와 목구멍 속에서까지 치미는 새로운 충동 때문에 그는 거의 두려워졌다. 울고 싶다는 충동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게 그건가? 두려움이 그에게 몸을 떼라고 했지만, 그는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게 필요했다. 그는 이게 필요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필요를 알지 못했었다. 두려웠다.

“딘.” 그는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말했다. “두렵다.”

“캐스,” 아랫입술은 떨리지만 더 이상 눈물은 흘리지 않는 딘이 말했다. “캐스, 사랑해.”

천사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 한마디에 얼마만한 진심이 담겼는지 딘이 말할 때에 느낄 수 있었다.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무엇이,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너무 버겁게 느껴질 무렵 그는 몸을 떼려고 했다. 그는 그것들이 좋은지 나쁜지 몰랐으나, 두려웠다. 딘은 그를 놔주지 않았다, 조금도. 천사는 억지로 떨어져 나오려 하지는 않았다. 그는 원래 자세로 돌아가 앉아 파란 눈을 크게 뜨고서 멀건 시선으로 눈앞 허공을 헤맸다. 그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다. 이건 통증 같기도 했으나, 전에 겪어 본 통증과는 달리 느껴졌다. 너무 버거웠다, 버거웠다.

“딘,” 속삭이며 그는 말했다. “이게 사랑인가? 이게 내가 느끼는 기분인가?”

“어떤 기분인데?” 딘이 말했다.

“모르겠군. 모르겠다. 너한테서 떨어지고 싶지가 않아. 두렵군.”

“뭐가 두렵냐?”

“모르겠어. 이런 기분은 처음이군. 무슨 통증 같다.”

“그 기분이 없어졌으면 싶어?”

“아니,” 확신이 생긴 천사가 큰 소리로 확언했다. “그렇지 않다.”

딘은 계속 그대로 있었고, 그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지만, 보통으로 껴안는 시간은 오래 전에 넘어섰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샘이 잠자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그들이 서로 안고 있는 동안, 딘은 자신이 이런 사랑은 단 한 번도 느낀 적 없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자신이 캐스를 샘보다 더 사랑한다고는 말할 수 없었으나 이건 그가 다른 누구에게도 느끼지 않았던 사랑이었다. 그는 어쩌면 이건 오직 인간과 천사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사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만 이젠 완전히 계집애가 다 되었구나 싶어 이내 관두었다.

“딘.” 카스티엘이 말했다. “나- 나도-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

딘은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자신에게 이토록 큰 의미로 다가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고마워.” 그는 잠긴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이 천사를 사랑한다니 난 좆됐구나 그는 확신했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둘 다.



마침내 떨어졌을 때, 처음 그들은 앞 유리창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고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캐스는 딘의 이름을 불렀고, 딘은 왜라고 대꾸했다.

“이따금 또 이렇게 했으면 싶군.” 천사가 말했다.

“백만년 동안 껴안고 있자고?”

“그래. 그리고- 사랑한다고 서로 말해주는 거지.”

딘은 욕지거리나 신소리를 생각하려 본능적으로 애썼다. 격렬하게 저항하고 자신이 흠잡을 데 없는 헤테로섹슈얼이라고 역설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는 대신, 잠시 뜸을 들인 후에, 그는 이렇게 말했을 따름이었다.

“샘 앞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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